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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필연 그 사이 [ 영화 클래식.2003 ]

by 하다작갸 2024. 7. 10.

 

 

- 하다의 영화이야기 -

세 번째 이야기.  영화 [클래식]

 

 

나의 최애 영화 중 하나인 '클래식'

이 영화 감성은 어떤 영화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영화 속 시대와, 영화를 만들어 낸 시대의 느낌, 그 감독만의 색은 따라 하기 힘든 것 같다.

몇 십번을 본 것 같은데도 볼 때마다 펑펑 울리는 영화.

 

 

영화 클래식 포스터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위에 떠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 '연인곁에서中' 괴테 -


 

 

 

하다가 뽑는 영화 포인트 3가지

 

 

 


 

01. 영화 음악

 

클래식영화를 내가 주기적으로 다시금 꺼내어보는 가장 큰 이유는

영화 음악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영화에 다 나와서 영화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이제는 이 음악들을 들으면 클래식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의 모든 장면에 찰떡같은 음악들이 나온다.

 

한성민 - 사랑하면 할수록

자전거 탄 풍경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김광석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Pachelbel (Canon In D Major)

.

.

.

장면 하나하나 음악을 꾹꾹 눌러 담으며 들으면,

극 중 캐릭터들의 마음과 처한 현실에 더 공감이 된다.

 

 

 

영화 클래식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 하는 두사람

 

 


02. 운명 그리고 연출

 

' 35년 전의 엄마의 첫사랑이 나에게로 왔다 '

 

주인공 지혜가 엄마의 옛사랑의 기록을 보게 되며,

엄마의 안타까운 사랑을 들여다보는 영화이다.

 

손예진의 1인 2역으로 딸(지혜)과 엄마(주희)의 배역을 연기하는데,

딸과 닮은 엄마의 옛 모습에서 더 아련함이 느껴져서,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보다 더 몰입감이 느껴질 수 있었다.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 속 운명적인 만남이

현 세계의 딸 지혜의 운명적인 사랑의 진행이 많이 닮아 있는 연출이 있어서,

엄마의 사랑의 끝이 점점 궁금해지면서

딸인 지혜의 사랑의 진행의 마지막도 함께 궁금해져 갔다.

 

약혼자인 친구대신 짝사랑하는 주희에게 편지를 대필해 주는 준하의 모습과

현재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친구대신 대필해주는 지혜의 모습이 

겹쳐 보이고,

 

어쩔 수 없는 현실 속 친구의 연인이라는 설정이 닮아있다.

우연이 여러 번 겹치지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답답한 현실도 

엄마와 딸의 사랑이 겹쳐 보인다.

 

' 소나기 '

준하와 주희의 만남에서의 시작과 끝자락에는

항상 쏟아지는 소나기가 있다.

첫사랑도 폭우 속에서 다가오지만,

짧은 시간의 강렬한 사랑의 끝에 둘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아픈 주희, 소나기, 시골소년 준하.

꼭 황순원 작가님의 소설 소나기를 보는 듯해서 

순수한 사랑을 보는데 마음이 아팠다.

 

폭우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 속 서로를안타까워하는 장면은 마음이 저릿하다.

 

영화 클래식 장면

 

반면에,

딸 지혜가 좋아하는 선배인 상민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 소나기 '였다.

 


엄마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이,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사랑으로 나타나 

상민과 지혜의 존재를 서로 알게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각자의 엄마와 아빠가 닮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꼭 주희와 준하의 사랑이 드디어 긴 시간 끝에 이루어진 것 같은 모습이 겹쳐 보여

더 애잔해 보였다.

 

의외로 대놓고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가장 눈물을 많이 흘렸던 장면.

 


 

태수가 머리를 넘기며 앞머리를 후 부는 습관과

지혜가 똑같은 습관을 가진 모습이 오버랩될 때,

지혜가 태수의 딸이라는 복선도 보여

엄마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연출도

가볍지만 무겁다.

 

 

애타게 주희를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

 


03. 사랑과 우정

짧지만 강한 첫사랑을 남기고 간 주희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준하.

하지만 주희는 친한 친구인 태수의 집안끼리 맺어진 정혼자다.

 

태수가 정혼자인 주희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를 준하가 대필해 주는데,

상대가 주희라는 사실을 혼자 알고 있는 준하는

자신의 마음을 태수의 마음인 것처럼 편지에 담아 보낸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세 사람.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몸도 약한 준하는 유일한 친구인 준하의 사랑을

중간에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까지 하며 두 사람을 응원해 주지만,

 

아버지에게 들켜버려 평소처럼 모진 폭행을 당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 약한 태수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몸도 마음도 약한 태수지만,

누가 태수 보고 약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 클래식 장면

 

 

죄책감을 느끼는 주희와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과 그런 주희를 바라보는 준하는 그들 곁을 조용히 떠나게 된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두 사람은 태수를 통해 우연히 만난다.

멀어지지만, 또 만나는 운명

 

영화 클래식
월남전에 파병가는 준하

 

 

겨우 몇 년 만에 만난 운명적인 사랑이지만,

아주 짧은 만남 후 다시 이별하는 두 사람.

 

 

 

 

또다시 몇 년 후, 만나는 두 사람이지만

비극적인 만남과 주희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준하의 거짓말로 인해

다시금 멀어지고,

그 길로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운명이 되어 버린다.

 

주희를 위해 준비한 이별도 어설퍼 들켜버린 준하.

 

영화 클래식
모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슬퍼하는 주희

 

 

결국 끝내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정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지개를 딸 지혜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영화 클래식 명장면

 

 

사실 지금 시대에 사는 내가 보기엔 답답한 사랑이지만,

저 시대에는 저렇게 살 수밖에 없었지 않았을까.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지만,

그중에서도 계속되는 우연이, 운명이 존재한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것 같다.

 

사실 결말이 조금 아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조금 억지스러웠다고 느껴진다.

 

상민의 존재가 준하의 아들이 아니었으면,

오히려 더 완벽한 결말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그 아쉬움조차 덮을 수 있는 기승전이 있어서

슬퍼하느라 바쁘다.

 

나도 이런 사랑을 해본 적이 있던가 하면서도,

문득 우리 엄마아빠의 젊었을 적 사랑이 궁금하기도 하다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

 

내가 그린 '영화 클래식' 명장면 @HADA